[칼럼 - 정완 교수] 변종 다단계판매, 규제 사각지대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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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11-02 09:04본문
<변종 다단계판매, 규제 사각지대 막아야>
디지털기술과 SNS 확산으로 유통과 영업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과 추천인 마케팅 등은 소비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의 활력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영업 형태를 악용해 다단계판매와 유사한 수익 구조를 만들거나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통적 다단계판매와 외형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유형의 영업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행 방문판매법은 다단계 판매와 후원 방문판매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적 기준을 명확히 정하는 것은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정상적 영업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디지털환경에서는 판매조직과 보상체계가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 하위 참여자를 모집하면 현금 대신 포인트나 상품, 가상자산 등을 제공하거나 회원권·서비스이용권을 판매하면서 추천인을 통한 조직확장을 유도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외형을 바꾼 영업방식이 기존 법률의 개념과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규제와 피해 구제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규제는 형식보다 영업의 실질을 더욱 중시할 필요가 있다. 판매원의 단계나 수당의 명칭과 같은 외형적 요소뿐 아니라 실제 수익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정상적 상품ㆍ서비스 판매가 사업의 중심인지, 신규참여자의 모집과 그에 따른 금전적 보상에 의존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특히 신규가입자의 돈이 기존참여자에게 지급되는 구조인지 여부 등도 면밀히 따져 소비자피해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해야 한다.
다만 모든 추천인 마케팅이나 회원제사업을 변종 다단계판매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플랫폼 산업과 정상적 추천인 마케팅은 디지털경제의 중요한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제는 혁신적 사업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상적 영업과 소비자를 기망하거나 모집 자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기성 영업을 구분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환경에서는 피해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이용하면 특정지역이나 지인관계를 넘어 단기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식의 과장된 홍보와 추천인모집이 결합하면 금융ㆍ투자경험이 부족한 소비자가 쉽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보다 신규참여자의 가입금이나 투자금에 의존하는 구조라면 다단계판매 문제를 넘어 유사수신이나 사기 등 다른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도 신속하게 확인해야 한다.
규제당국 대응 역시 사후제재 중심에서 예방적 감독으로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 온라인에서 과도한 수익을 보장하는 광고가 반복되거나 신규가입자 모집에 따른 보상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등 위험 징후가 발견될 경우 관계기관 간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피해가 급속히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현행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신속한 시정조치와 영업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는 명확한 법적 근거와 객관적 요건 아래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소비자가 계약이나 가입 전에 사업의 수익구조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실제 판매에서 수익이 발생하는지, 추천인모집에 따른 보상은 어느 정도인지, 가입비와 환불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광고와 홍보 과정에서도 경제적 이해관계와 보상체계를 투명하게 알리도록 하는 등 디지털환경에 걸맞은 소비자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변종 다단계 판매 문제의 핵심은 새로운 영업방식을 무조건 규제하는 데 있지 않다. 정상적 혁신과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사기성 영업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후자에 대해서는 사업의 외형과 명칭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따라 책임을 묻는데 있다. 이를 위해 방문판매법 등 관련 법령이 새로운 영업형태를 충분히 포착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규제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유통환경은 법과 제도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규제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그 틈은 결국 소비자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피해가 발생한 뒤 사업자를 제재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상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피해확산을 차단하는 예방적 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정상적 플랫폼사업과 혁신적 마케팅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장에 걸맞은 실질적 규제와 촘촘한 소비자보호체계를 갖추는 것이 변종 다단계판매의 사각지대를 막고 건전한 디지털 유통시장을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출처 : 로리더(https://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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