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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완 교수] 과징금, 강한 제재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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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6-10-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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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강한 제재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행법제에서 과징금은 법 위반행위로 얻은 부당한 경제이익을 환수하고 위법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행정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경제형벌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면서 형사처벌을 축소하거나 행정제재로 전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형벌을 줄이는 대신 과징금의 부과 수준과 적용 범위만 지나치게 확대한다면 또 다른 형태의 과잉제재가 될 수 있다. 경제형벌의 합리화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형벌뿐 아니라 행정제재 전반의 비례성과 예측 가능성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과징금과 형벌의 관계를 정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징금은 명칭만으로 형벌과 동일한 제재가 되는 것은 아니며, 행정 목적과 제재 기능, 부과 절차 등을 종합해 그 법적 성격을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동일한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함께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헌법상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하나의 위법행위에 여러 제재가 중첩되면서 피규제자에게 지나치게 무거운 부담을 초래한다면 별도의 문제가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제재의 명칭이 아니라 전체 제재체계가 책임 정도에 비례해 설계되어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과징금 산정의 예측 가능성과 행정청 재량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다. 과징금은 법률이 정한 부과 한도와 세부 산정기준을 토대로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 횟수, 부당이득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그러나 법률이 추상적 기준만 제시하고 세부적 판단을 하위 규정이나 행정실무에 광범위하게 맡길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위반행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유사한 사건에서 제재 수준이 달라진다면 행정의 일관성과 법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의 재량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판단 요소와 적용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처분 과정에서 과징금 산정의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규모와 부담 능력을 고려하는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동일한 위반행위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법적 형평성의 중요한 원칙이지만, 같은 금액의 과징금이라도 기업의 규모와 재무 상태에 따라 실제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일률적으로 서로 다른 부과율을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공정한 해법은 아니다. 위반행위의 중대성, 고의ㆍ과실의 정도, 피해 규모와 부당이득 등을 기본으로 하되, 제재가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정도인지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비례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경미한 위반이나 개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시정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등 제재의 단계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과징금제도의 핵심은 ‘얼마나 강하게 제재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게 제재할 것인가’에 있다. 과징금은 시장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억제하고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환수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지만, 제재의 실효성만 강조해 기업의 정상적 경제활동까지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반대로 기업 부담을 이유로 과징금을 지나치게 약화한다면 규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징금제도는 강한 제재와 기업보호라는 단순한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과 기준을 명확히 하고 유사한 사건에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며, 형사처벌 등 다른 제재와 중첩될 경우 전체적 부담이 과도하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또한 위반행위의 책임정도와 피해규모, 부당이득, 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재의 비례성을 높여야 한다. 과징금이 행정청의 편의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공정한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로 정착하려면 ‘강한 과징금’보다 ‘정교하고 예측가능한 과징금’이 필요한 것이다.

출처 : 로리더(https://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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