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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완 교수] 디지털자산기본법, 혁신의 길을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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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6-10-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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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기본법, 혁신의 길을 열어야>

가상자산시장이 중대한 제도적 갈림길에 서 있다. 2024년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자산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율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디지털자산의 발행ㆍ유통, 사업자 진입, 스테이블코인, 기관투자자 참여 등을 아우르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규제의 방향이다. 금융 안정을 이유로 디지털자산을 기존 금융상품의 틀에 기계적으로 끼워 맞춘다면 투자자 보호와 산업 혁신이라는 두 목표 모두 놓칠 수 있다. 디지털자산은 24시간 거래되고 국경을 넘어 유통되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낸다. 필요한 것은 규제 공백이 아니라 기존 금융규제와 기술의 특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규제’다.

첫째, 소유구조를 직접 제한하기보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거래소 대주주의 전횡을 막는 것은 중요하지만, 지분과 의결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만이 해법은 아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고 이사회와 감사 기능을 실질화하며, 고객자산 분리보관ㆍ이해상충 방지ㆍ전산 안정성 등 내부통제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방식이 더 정교한 접근이 될 수 있다. 핵심은 ‘누가 얼마나 소유하는가’ 보다 ‘어떻게 통제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에 있어야 한다.

둘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주체보다 안전한 발행과 상환 구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통화주권과 지급결제 안정성을 고려할 때 엄격한 준비자산과 상환능력, 외부감사, 공시, 자금세탁방지(AML) 기준은 필수다.

그러나 은행만을 전제로 할 필요는 없다. 일정한 자본·기술 요건을 충족한 핀테크 기업이나 은행과 핀테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에도 문을 열어 경쟁과 혁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은행이냐 핀테크냐’가 아니라 동일한 위험에 동일한 규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셋째, 법인과 기관의 시장 참여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개인 중심 시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일정한 AML과 내부통제 요건을 갖춘 법인부터 참여를 허용하고, 기관의 성격과 투자 대상에 따라 한도와 규율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기관 참여가 곧 시장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권 자금과 전문적 위험관리 역량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의미는 있다.

입법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발행ㆍ유통, 스테이블코인, 사업자 지배구조, 기관투자자 등 모든 쟁점을 하나의 법에 한꺼번에 담으려 하면 입법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이용자보호와 시장의 기본질서처럼 합의가 가능한 영역부터 우선 제도화하고, 스테이블코인과 사업자규율, 기관투자자 참여는 시장 상황과 제도적 준비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도입’이 현실적 해법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규제를 얼마나 강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반드시 규제하고, 무엇을 시장과 기술의 자율에 맡길 것인가를 정교하게 구분하는 문제다.

투자자보호와 금융안정은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다. 그러나 모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규제는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이 성장할 공간까지 없앨 수 있다. 법은 시장보다 앞서가되 기술의 미래까지 미리 규정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디지털금융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장 강한 규제가 아니라 예측 가능하면서도 혁신을 허용하는 규제체계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막는 법’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금융인프라를 설계하는 법이 되려면, 규제는 촘촘하게 하되 혁신의 통로는 열어두어야 한다.

출처 : 로리더(https://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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