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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완 교수] 온라인플랫폼규제 중복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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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10-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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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규제의 중복을 해소해야>

디지털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온라인플랫폼은 이제 국민의 일상생활과 국가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배달앱, 이커머스, 모바일 메신저 등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은 시공간 제약을 완화하고 거래비용을 낮추며 소비자와 사업자 간의 효율적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등 우리 경제에 상당한 편익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플랫폼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시장집중은 새로운 경쟁 및 이용자 보호 문제도 낳고 있다.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한 거래조건, 자사서비스 우대, 알고리즘을 활용한 경쟁사업자 배제 등 기존의 전통적 규제 체계만으로는 충분히 포착하기 어려운 행위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로부터 공정한 경쟁질서와 소비자·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규제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이는 헌법 제119조 제2항이 국가에 경제민주화를 위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취지와도 관련된다.

문제는 규제의 필요성 자체가 아니라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에 대해 여러 규제기관이 서로 다른 법적 근거와 절차에 따라 관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규제의 중복과 충돌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있다.

온라인플랫폼은 하나의 사업 모델안에서 시장에서의 거래관계, 통신서비스제공, 이용자보호, 개인정보 및 콘텐츠 등 다양한 법률관계가 동시에 발생하는 대표적 융합산업이다. 이에 따라 하나의 행위가 경쟁법적 문제인 동시에 전기통신사업법 등 다른 법률상의 규율 대상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규율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여러 행정기관의 소관법령과 제도에 걸쳐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불공정거래행위 등 경쟁질서와 거래질서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는 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라 전기통신서비스 및 이용자보호와 관련된 사항을 규율한다.

이처럼 하나의 플랫폼사업자가 여러 법률의 적용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구조에서는 기관 간 협력과 조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조사대상과 절차가 중복되거나 사업자가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복수 규제절차에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플랫폼사업자가 입점업체와의 계약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특정서비스를 다른 서비스와 연계하여 제공하는 행위의 경우 구체적 사실관계와 법률요건에 따라 경쟁법상 불공정거래행위와 다른 법률상 이용자보호 규정이 각각 문제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여러 법률의 적용 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행위에 대한 조사와 제재가 불필요하게 중첩되지 않도록 기관 간 관할과 절차를 명확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곧바로 행정법상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법률에 따른 복수의 행정제재가 언제나 헌법상 이중처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각 제재의 법적 성격과 보호법익, 행위의 동일성 및 관련법률의 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는 ‘이중처벌’이라는 표현보다 중복조사와 중복제재의 방지, 제재의 비례성 확보, 행정절차의 일관성 제고라는 관점에서 제도개선을 논의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중복규제가 가져올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기업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사업자가 동일한 행위에 관해 여러 기관의 조사와 자료제출 요구에 각각 대응해야 한다면 준법 비용과 행정비용이 증가하고, 규제기관별로 해석이나 집행 기준이 달라질 경우 사업자의 법적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특히 플랫폼 산업은 기술과 사업모델의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규제의 내용뿐 아니라 규제의 일관성ㆍ예측가능성ㆍ절차적 효율성 역시 중요한 정책적 가치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규제기관의 역할을 단순히 축소하거나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규제의 실효성은 유지하면서 동일행위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중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경쟁질서와 거래질서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기관과 통신서비스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 각각의 전문성을 유지하되, 관할이 겹치는 사안에서는 조사단계부터 정보를 공유하고 주된 담당기관을 명확히 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DMA)은 참고할 만한 사례다. EU에서는 DMA의 집행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담당하며, 경쟁 및 디지털분야의 관련 조직이 협력하여 법집행을 수행한다.

동시에 DMA는 다른 규제영역과의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체계도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플랫폼 분야의 특정규율에 대해서는 집행권한과 책임 소재를 보다 명확하게 설정하고, 여러 기관의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관간 협력체계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 조직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미국의 FTC와 DOJ 사이에서 활용되는 관할조정절차도 참고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FTC와 법무부가 연방경쟁법 집행에서 일정부분 관할을 공유하지만, 실제 조사과정에서는 어느 기관이 해당 사건을 담당할 것인지 조정하는 절차가 활용된다. 이 제도의 취지는 두 기관의 법적 관할을 완전히 폐지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중복관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효율을 줄이고 각 기관의 전문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있다.

우리 역시 이를 참고하여 플랫폼 관련 사건에 대해 기관간 사전협의 의무, 주된 조사기관 지정, 동일 사실관계에 대한 중복조사 방지, 조사자료의 공동활용, 제재 과정에서의 중복성 및 비례성 검토, 기관간 이견발생시 이를 조정할 절차 등을 법률 또는 하위 규정에 명확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공정한 경쟁질서와 이용자보호를 위한 규제의 필요성도 커진다. 그러나 규제의 실효성은 규제기관의 숫자나 제재의 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동일한 행위에 대해 국가기관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거나 동일한 사실관계를 반복적으로 조사한다면 규제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행정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플랫폼 규제정책은 ‘규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절차에 따라 규제할 것인가’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플랫폼의 불공정행위에는 실효성있게 대응하되 기관 간 관할을 명확히하고 중복조사와 불필요한 제재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규제기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행위에 대해서는 일관되고 예측가능한 행정절차가 작동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급변하는 디지털경제에 걸맞은 플랫폼규제 체계를 구축하는 핵심과제일 것이다.

출처 : 로리더(https://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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