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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완 교수] 단체권, 실질적 행동권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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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10-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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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단체권, 실질적 행동권이어야>

시장경제에서 거대기업과 일반소비자가 완전히 대등한 위치에 서기는 어렵다. 기업은 자본과 정보, 전문인력과 조직력에서 우위에 있는 반면, 소비자는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어 자신의 권리를 집단적으로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격차를 보완하기 위해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가 권익 증진을 위해 단체를 조직하고 활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급변하는 소비자 시장에서는 이러한 단체권이 실제 피해구제와 시장 감시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는 소비자단체권을 선언적 권리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질적 집단행동 수단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부분은 소비자단체의 법적 활동 기반이다. 현행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비자단체 등에 단체소송 등 법적 권한을 제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소송을 방지하고 단체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는 의미가 있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집단피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플랫폼의 허위ㆍ과장광고나 대규모 개인정보침해, 유해제품 유통처럼 피해가 단기간에 확산되는 사건에서는 기존 단체뿐 아니라 피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조직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물론 일시적으로 결성된 단체에 무제한적 소송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표성과 전문성이 부족한 단체가 기업을 상대로 무분별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수 이상의 피해자와 명확한 공동피해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 등 객관적 요건을 충족하면 피해자들이 구성한 임시적 소비자단체도 제한적인 집단적 권리구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단체의 재정과 전문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소비자단체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나 제품 결함을 효과적으로 감시하려면 법률ㆍ회계ㆍ기술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재정 기반이 취약한 단체가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대규모 기업을 상대로 장기간 소송을 진행할 경우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공익적 소비자보호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되, 지원이 단체의 독립적 판단과 활동을 제약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투명한 지원 기준과 독립적 운영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화와 글로벌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자피해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해외플랫폼이나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개별소비자가 해외사업자를 상대로 권리를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때 소비자단체가 피해자를 조직하고 공통된 법적 대응을 추진할 수 있다면 개별소비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국제적 소비자피해 사건에서 단체의 정보수집과 피해자모집, 분쟁조정 및 법적 대응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비자단체가 단순히 피해 발생 이후 소송을 제기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사업자와 사전에 협의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를 강화하고, 기업의 자율적 피해구제와 재발방지조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다만 단체가 피해자를 대표해 기업과 합의를 추진하는 경우는 대표성 확보와 합의내용 공개, 피해자에 대한 정보제공 등 투명한 절차를 마련해 합의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소비자단체권은 단순히 소비자들이 모임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구조적 정보ㆍ자원격차를 완화하고, 다수의 피해자가 공동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시장견제장치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소비자단체의 소송 및 분쟁조정 참여요건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집단적 피해구제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전문성과 재정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단체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기업의 방어권과 적법절차도 함께 존중해야 한다.

급변하는 디지털소비환경에서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거대기업에 맞서야 하는 구조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스스로 연대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실질적 단체권을 확립하는 것이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시장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인 것이다.

출처 : 로리더(https://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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