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정완 교수] 지지율이 떨어진 것 아니라 민심 떠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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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9-30 09:26본문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민심이 떠난 것이다>
정치권력에서 지지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국정에 대한 국민의 평가이자 권력이 민심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지지율 하나만으로 국정의 성패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권력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무엇을 말하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문제는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소통과 배려가 부족했다”거나 “나의 부족함 때문이었다”는 식의 해명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은 책임감 있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한 것은 지도자가 얼마나 자책하느냐가 아니다. 무엇이 잘못됐고, 왜 잘못됐으며, 무엇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다.
지지율 하락을 단순히 소통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 정책이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경제적 부담은 커졌는지, 인사 과정에서 신뢰를 잃은 부분은 없는지,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있었는지를 따져야 한다. 지지율은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만들어낸 국정의 과정이다.
무엇보다 민생은 정치적 구호보다 정직하다. 정부가 아무리 거창한 개혁과 국가비전을 외쳐도 국민의 장바구니와 통장에 나타나는 현실을 대신할 수는 없다. 물가와 주거비, 금리와 가계부담, 일자리와 소득처럼 국민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에서 정책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가 결국 국정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어려움을 국민이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누구를 중요한 자리에 앉히는지는 국정운영의 기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다. 인사 검증에서 문제가 반복되거나 논란이 있는 인사가 기용되고도 충분한 설명이 없다면 정책 하나보다 더 큰 불신을 남길 수 있다. 인사는 단순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권력이 어떤 기준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권력이 자신의 지지층과 국민 전체를 혼동하는 순간이다.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모든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의를 얻은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하나의 목소리로 존재하지 않는다. 찬성하는 국민도 있고 반대하는 국민도 있으며, 지켜보며 판단하는 국민도 있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박수만 듣기 시작하면 정치인은 자신이 국민과 소통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국정에서 더 중요한 목소리는 때로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왜 이 정책을 추진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부작용은 무엇인가,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는가를 묻는 목소리다. 이런 질문에 답하지 않고 힘의 우위만 앞세운다면 국민의 신뢰는 서서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적 갈등이 큰 정책일수록 속도만큼 설득과 조정이 중요하다. 정책을 추진할 권한이 있다는 것과 국민을 설득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다수의 힘으로 법과 제도를 바꿀 수는 있지만, 다수의 힘만으로 국민의 신뢰까지 얻을 수는 없다.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가장 위험한 반응은 지지율과 싸우는 것이다. 여론조사가 틀렸다고 탓하거나 언론과 반대 진영에 원인을 돌린다고 해서 국민의 불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보여주기식 정책을 쏟아내는 것도 해법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숫자 뒤에 숨어 있는 국민의 불만을 정확히 읽고 국정에 반영하는 일이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책이 아니라 성찰이다. “내가 부족했다”는 말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 확인하고 이렇게 고치겠다”고 밝혀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수정하고, 문제가 있는 인사는 바로잡고, 부족했던 소통과 의사결정 구조는 개선해야 한다. 결국 국민이 확인하는 것은 사과의 크기가 아니라 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가이다.
국민은 완벽한 지도자를 요구하지 않는다. 모든 정책이 성공할 수도 없다. 국민이 더 참기 어려운 것은 실패 자체보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태도일 수 있다. 지지율은 권력의 목적이 아니다. 그러나 무시해도 되는 숫자 역시 아니다.
그것은 국민과 권력 사이에 놓인 하나의 경고등이다. 경고등이 켜졌다면 계기판을 탓할 것이 아니라 국정의 엔진을 살펴야 한다. 민심은 어느 날 갑자기 떠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순간부터 조금씩 멀어진다. 그리고 그 거리를 다시 좁히는 것은 말 한마디의 사과가 아니라 국정의 변화인 것이다.
출처 :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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