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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완 교수] 대한민국 보안은 왜 '쇼'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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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6-08-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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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안은 왜 '쇼'가 되었나>

국가 중추기관과 대형 민간기업의 대규모 정보 유출 소식은 이제 국민에게 놀라움보다 무력감을 안겨준다. 개인정보와 기업기밀이 반복적으로 유출되고,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비슷한 사고는 되풀이된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모두의 창업’ 플랫폼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역시 이러한 악순환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단순히 한 기관의 실수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보보안체계 전반이 ‘보안을 잘하는 것’ 보다 ‘보안을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치우쳐 온 것은 아닌지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국회와 언론에서 제기된 내용을 종합하면, 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보안 검토와 위험관리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특히 공공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보안성 검토와 사전협의 절차가 적절히 이행되었는지, 민감정보를 외부 서비스와 연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위험분석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아직 최종 조사결과가 남아 있는 부분도 있지만, 최소한 보안이 서비스 기획의 출발점이 아니라 출시 이후 보완해야 할 요소처럼 취급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아쉬움은 크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데이터 암호화체계와 인증방식, API관리 등 기본적 보안통제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만약 암호키 관리가 부적절했고 외부에서 비정상적 데이터 호출이나 대량 수집을 실시간으로 탐지ㆍ차단하지 못했다면, 이는 첨단 해킹기술 때문이라기보다 기본적 보안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견고한 금고를 만들어도 열쇠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둔다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 큰 문제는 공급망 보안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대기업 시스템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클라우드서비스, 외부 개발사가 함께 구축하고 운영한다.

따라서 본 기관의 보안 수준만 높다고 해서 전체 시스템이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국내외 여러 보안 사고는 협력업체의 계정 탈취나 개발 환경의 취약점, 소프트웨어 공급망을 통한 침투에서 시작됐다.

이번 사고 역시 외부협력 과정의 관리체계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급망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필수요소다.

이러한 문제는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과 이를 감당해야 하는 인력ㆍ예산 사이의 불균형 속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는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정보보안 전문인력확충과 상시 모니터링체계 강화는 위협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전히 많은 기관에서는 소수의 담당자가 수천개의 정보자산과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장비를 도입하는 데는 예산이 투입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취약점을 점검할 전문인력확보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제 대한민국의 보안 패러다임은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내부망이나 협력업체를 자동적으로 신뢰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모든 접근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제로트러스트‘ 원칙을 공공과 민간 전반에 확산해야 한다.

또한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보안을 설계에 반영하는 ’시큐어 바이 디자인‘을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여기에 공급망 보안관리 의무화, API보안점검과 소스코드 검증, 정기적 모의해킹 및 레드팀 훈련, 보안전문 인력 확충과 예산의 구조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사고 이후의 대응보다 사고 이전의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보안은 화려한 장비나 대규모 예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절차를 준수하고, 기본원칙을 지키며, 위험을 끊임없이 점검하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실질적 안전이 확보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철통보안‘이라는 구호가 아니다. 반복되는 사고를 막아낼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시스템이다. 보여주기식 성과보다 기본에 충실한 보안체계가 자리잡을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사이버 위협에 흔들리지 않는 디지털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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