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정완 교수] 잠자는 포인트,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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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6-07-09 09:02본문
<잠자는 포인트,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매년 국내에서는 수조원 규모의 신용카드 포인트가 새롭게 적립된다. 그만큼 포인트는 현대 소비생활에서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플라스틱 카드가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결제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소비자의 일상적 결제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라는 형태의 경제적 가치로 축적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적립 경쟁의 이면에는 씁쓸한 현실도 존재한다. 사용자의 기억 속에서 잊힌 채 유효기간인 5년을 채워 매년 소멸하는 카드포인트는 수백 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미사용 포인트는 결국 카드사의 수익으로 귀속되면서 소비자가 정당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검토 중인 미사용 포인트의 지역화폐 전환 정책은 내수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적립된 포인트를 지역 내 소비로 연결할 수 있다면, 별도의 대규모 재정투입 없이도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나 온라인플랫폼에 집중되던 포인트 사용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으로 유도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책의 취지만으로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포인트를 공공정책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마케팅 자율성과 재산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카드포인트는 고객의 재이용을 유도하는 핵심 마케팅 수단인 이른바 ‘록인(Lock-in) 전략’의 중요한 요소다.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게 되면 카드사는 고객충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유인이 약화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포인트 적립률 축소나 혜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무적 과제도 적지 않다. 카드사는 물론 백화점, 통신사, 항공사 등 기업마다 포인트의 회계처리 방식과 가치 산정기준, 정산구조가 서로 다르다. 이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 시스템과 연계하려면 상당한 행정비용과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포인트 보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수도권과 대도시의 소비 여력이 해당 지역에만 머무른다면, 지원이 절실한 지방소멸 위험지역에는 정책효과가 충분히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이 현재는 카드포인트를 계좌로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가 이미 운영되고 있어 소비자가 사용처가 제한된 지역화폐를 선택할 유인이 충분한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이 정책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강제적 전환보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상생형 인센티브 모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1만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면 지방자치단체와 카드사가 공동으로 1000원 정도를 추가 지원해 1만 1000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제공하는 방식은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또한 거주지뿐 아니라 인구감소 지역이나 자신의 고향지역 화폐로도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도시의 소비 여력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카드사에는 사회공헌실적 인정이나 세제 혜택 등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 참여 유인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잠자는 자산을 깨워 골목상권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적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잠재적 재원의 규모만을 강조한 채 시장의 작동 원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마케팅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나아가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관협력체계와 정교한 정산 인프라를 함께 구축할 때 비로소 이 정책은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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