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완교수]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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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6-04-30 16:22본문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
기존의 체제를 힘으로 단숨에 무너뜨리는 혁명보다, 그 체제의 골격은 유지한 채 썩은 부위만 도려내고 체질을 바꾸는 개혁이 훨씬 더 고통스럽고 지난한 싸움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뼈아프게 목격하고 있다.
혁명이 구체제의 인적ㆍ물적 토대를 일거에 궤멸시키는 외과적 수술이라면, 개혁은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면서도 스스로의 살점을 베어내야 하는 고도의 내과적 치유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과 사법부로 대표되는 거대 권력기관의 개혁은 그 난도가 정점에 달해 있다. 이들은 수십 년 간 전문성과 독립성이라는 견고한 성벽을 쌓아 올렸고, 그 성벽 안에서 자신들만의 법리와 논리로 무장한 채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는 낡은 방패로 교묘하게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의 수구적 기득권세력이 보여주는 행태는 개혁의 난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지켜보는 국민들의 인내심을 한계치까지 몰아넣으며 실소와 분노를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작금의 사태를 관통하는 핵심은 권력의 정점에 선 기득권자들의 처절할 정도로 반성 없는 오만함과 시대착오적인 아집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누려온 무소불위의 특권이 마치 하늘이 내린 천부적 권리인 양 착각하며,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는 수만 광년 떨어진 황당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는 폐쇄적 엘리트 조직문화가 낳은 전형적인 ‘동굴 속 광기’이자 집단적 확증편향이다.
비슷한 배경을 가진 이들끼리 뭉쳐 외부의 비판을 조직에 대한 ‘부당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차단하니, 세상의 파도가 어디로 흐르는지에 대한 역사적 감각이 완전히 마비된 것이다. 그들은 고도의 법 지식이라는 기술적 지능은 가졌을지 모르나, 공동체의 미래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읽는 지혜는 턱없이 부족하다.
스스로를 정의의 최후 보루라 칭송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허물 앞에서는 법 기술을 총동원해 방어막을 치는 비겁한 모습은 지식인의 고뇌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권력 중독자의 추한 민낯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끝까지 버티며 내뱉는 독설과 저항이 사실은 자기 파멸의 길을 재촉하고 있다는 점을 그들은 꿈에도 모르는 듯하다.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그 완강하고 어리석은 고집은 역설적으로 더 근본적이고 강력한 개혁의 명분을 국민의 손에 쥐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적당한 수준의 제도개선이나 절차 보완으로 타협할 수 있었던 지점들이 있었으나, 이제 국민들은 “저 조직은 부분적 수리로는 답이 없으며, 인적 쇄신을 넘어선 구조적 해체 수준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냉엄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기득권세력이 스스로를 정화할 마지막 기회를 발로 걷어찰수록 개혁의 파고는 더 거세게 몰아칠 것이며, 결국 조직의 뿌리부터 뒤흔드는 가혹한 처방이 내려질 것이다.
나중에 시대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뒷방으로 물러난 뒤에야 그들은 자신들의 아집이 개혁을 완성한 일등 공신이었음을 깨닫고 가슴을 치겠지만, 그때는 이미 후회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몰락 이후의 시간일 것이다.
이 길고 지루한 싸움에서 우리 시민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명확하고 단호해야 한다.
첫째는 ‘익숙해짐’이라는 독과 ‘무관심’이라는 늪이다. 저들의 전략은 명확하다. 사안을 한없이 복잡하게 꼬고 지엽적 논쟁을 양산하여 국민을 지치게 만드는 ‘피로 유발’ 전략이다. “바뀌는 게 없다”거나, “정치는 원래 다 저런 것”이라는 냉소에 빠져 시선을 돌리는 순간, 기득권의 어두운 독버섯은 다시 피어난다.
둘째는 본질을 가리는 진영논리의 덫이다. 상식과 몰상식, 정의와 불의의 문제를 ‘내 편인가 네 편인가’의 싸움으로 치환하려는 저들의 교묘한 프레임에 단 한 치도 휘둘려서는 안 된다. 이것은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 아니라 반칙과 특권이 통하는 과거로 남느냐 아니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미래로 가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전문가라는 권위주의에 위축되는 태도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법기술자들의 사유물이 아니며, 국민의 상식을 이기는 법리는 그 어떤 법전에도 존재할 수 없음을 우리는 끊임없이 선언해야 한다.
결국 개혁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저력은 시민들의 ‘집단지성’과 결코 ‘지치지 않는 감시의 눈’에서 나온다. 기득권은 대중의 망각을 가장 큰 우군으로 믿고 버티지만, 시민들이 기록하고 기억하며 끝까지 책임을 물을 때 그들의 단단한 성벽은 비로소 균열을 일으킨다.
우리는 속지 않으며, 결코 잊지도 않는다는 단단한 의지야말로 상식적 사회를 만드는 유일하고 확실한 길이다. 어리석은 고집은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는 역사적 교훈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답답함과 노여움은 구시대의 낡은 질서가 무너져 내리며 내뿜는 마지막 악취일 뿐이며, 이를 견디고 나아가는 시민의 끈기가 결국 승리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이유는 그 과정에서 수많은 타협의 유혹과 저항의 파도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험난한 과정을 뚫고 얻어낸 변화야말로 진정으로 단단하고 지속가능한 민주주의의 토대가 된다. 기득권의 마지막 발악이 거셀수록 우리는 승리가 머지않았음을 직감한다. 우리는 이제 그 고통스럽지만, 위대한 마지막 관문을 시민의 힘으로 당당히 통과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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