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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완교수]집단소송제 도입은 시대적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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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6-04-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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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도입은 시대적 명령이다>

거대기업의 제조물 결함이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 사법시스템의 참담한 한계를 마주한다. 수백 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해도 정작 법정에 서서 제 목소리를 내는 이는 극소수다.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소송비용과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입증책임의 벽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실 앞에서 대다수 국민은 분노를 삼키며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한다. 이러한 사법적 공백은 결국 기업이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정당화해 주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해 왔다. 이제 침묵하는 다수의 눈물을 닦아주고 시장경제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은 더 이상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명령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집단소송법 제정안의 핵심은 효율성과 정의의 결합이다. 1명의 대표자가 승소하면, 그 판결의 효력을 별도의 소송 없이도 모든 피해자가 누리게 하는 이 제도는 소액 다수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유일하고도 실효적인 대안이다.

2005년 도입된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은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사실상 ‘박제된 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가전제품, 자동차, 포털사이트, 금융서비스 등 민생과 직결된 전 영역으로 이 방패를 확대하는 것은 지체할 수 없는 과제다. 하루빨리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여 집행되어야만, 지금 순간에도 기업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국민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재계는 경영 위축과 소송 남발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펼치지만, 이는 도입을 늦추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집단소송제는 기업에 독이 아니라, 장기적 생존을 위한 약이다. 사고가 터졌을 때 소수의 소송자에게만 적당히 합의금을 주고 무마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태도가 결국 기업의 장기적 신뢰를 갉아먹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강력한 견제 장치가 존재할 때, 기업은 비로소 제품 안전과 윤리경영에 선제적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사고 대응 비용보다 사고 예방 비용이 저렴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길이며, 이는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적 진통이다.

특히 법안의 신속한 제정이 시급한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이 낳은 사법적 불평등 때문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나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서 일반 소비자가 거대기업 내부의 기술적 결함과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제정안에 포함된 증거제시제도(디스커버리)는 기업이 독점한 진실을 법정으로 강제로 끌어내 공정한 재판을 가능케 할 핵심 도구다. 또한, 법시행 전 발생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고통받는 대규모 재난 피해자들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중대사건에 한해서는 소급 적용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두어야 한다. 법이 과거의 처참한 고통을 제도적 미비라는 핑계로 외면한다면 그것을 어찌 정의라 부를 수 있겠는가.

더욱이 집단소송제는 국가 사법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지름길이다. 동일한 사건으로 수 만명의 피해자가 각개전투식 소송을 벌인다면 법원행정은 마비될 것이며, 재판부마다 다른 판결이 나오는 혼란을 피할 수 없다. 이를 단 하나의 재판으로 묶어 처리하는 것은 사법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다.

이제 국회는 결단해야 한다. 집단소송법은 특정 집단을 옥죄는 규제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드는 초석이다.

잘못을 저지른 만큼 반드시 책임을 지는 상식적 사회를 향한 첫걸음, 집단소송법의 신속한 제정과 엄정한 집행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시급한 개혁 과제다. 정치권이 정쟁에 매몰되어 이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눈물과 안전의 위협으로 돌아올 것이다.

국회는 지금 당장 집단소송법 제정에 박차를 가해 ‘법 앞의 평등’이 구호가 아닌 현실임을 증명해야 한다.

출처 :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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