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완교수]4.19혁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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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31회 작성일 26-04-20 13:42본문
<4.19혁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민주주의는 한 번 만들어지고 끝나는 제도가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다시 세워지는 과정 속에서 유지된다. 특히 한국의 민주주의는 점진적 축적보다는 위기와 저항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방향을 바꾸며 성장해 왔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과거의 성취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쉽게 위협받을 수 있는지를 직시하게 만든다.
지난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그 상징적 장면이었다. 법과 제도를 통해 유지되어야 할 질서가 오히려 그 이름으로 훼손되는 상황은, 민주주의가 단순한 형식이나 절차만으로는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권력이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을 때 제도는 언제든지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안정은 사실 끊임없는 경계 위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자연스럽게 1960년 4.19 혁명으로 돌아간다. 당시 시민과 학생들은 부정과 억압에 맞서 스스로 정치의 주체로 나섰고, 그 행동은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시민이 국가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는 이후 한국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저항과 참여의 전통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성취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혁명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등장한 군사권력은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했을 때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경험은 민주주의가 단순히 쟁취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 관리와 실천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권력은 늘 확장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는 힘이 약해질 때 민주주의는 후퇴한다.
오늘날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교묘해졌다.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폭력과 부정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법과 제도의 외형을 유지한 채, 그 내용을 잠식하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이 더욱 높은 수준의 감각과 판단을 요구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지점에서 대학과 청년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대학은 사회의 모순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그것을 공론화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은 경쟁과 효율의 논리에 밀려 공적 역할이 약화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부 청년들이 보여준 참여와 문제의식은 분명 의미가 있지만, 그것이 지속적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넓은 공감과 토론의 기반이 필요하다.
정치에 대한 냉소와 거리두기가 확산될수록 민주주의는 취약해진다. 참여가 줄어들고 감시가 느슨해질 때, 권력은 자연스럽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의 관심과 개입에서 나온다. 질문하고 토론하며, 때로는 행동으로 나서는 과정이 쌓일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유지된다.
따라서 4.19혁명을 기념하는 일은 과거를 되새기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얻어졌는지를 인식할 때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도 함께 강화된다.
한국 민주주의는 여러 번의 고비를 넘으며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은 늘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질문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과연 권력의 일탈을 감지하고 제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책임을 감당할 의지가 있는가를 묻고자 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확인되고 실천될 때만 살아 있는 체제가 된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행동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는 제도가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는 시민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출처 : 로리더(http://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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