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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완교수]진짜 깡패국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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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6-04-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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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깡패국가는 누구인가>

21세기 국제사회에서 ‘깡패 국가’라는 낙인은 오랫동안 특정 국가들을 고립시키는 정치적 도구로 쓰여 왔다. 핵을 개발하는 북한, 중동 질서를 흔드는 이란, 혹은 인권탄압이 심한 독재국가들이 주된 타깃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제정세를 냉정하게 뜯어보면, 우리가 흔히 정의하던 ‘깡패’의 기준이 과연 공정했는지 근본적 의문이 생긴다. 진정한 ‘깡패 국가’란 단순히 규범을 어기는 약소국일까, 아니면 규범 자체를 제 입맛대로 주무르는 압도적 강대국일까.

전통적 의미에서 깡패 국가는 국제법을 무시하고 테러를 지원하며 대량 살상무기로 이웃을 위협하는 나라를 뜻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이 정의는 지극히 강자의 시각에서 서술된 측면이 강하다. 약소국이 생존을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면 국제사회는 즉각 ‘깡패’라 부르며 경제적, 군사적 몽둥이를 휘두른다.

반면 똑같은 혹은 그보다 더한 일방주의적 행동을 거대 패권국이 저지를 때는 ‘전략적 선택’이나 ‘국익 우선주의’라는 세련된 용어로 포장된다.

실질적 ‘깡패국가’의 행태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대상은 역설적이게도 세계질서의 수호자를 자처해 온 미국이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미국이 보여준 행보는 ‘깡패국가’의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는 면이 적지 않다. 자신들이 주도해 만든 국제기구와 조약을 필요에 따라 탈퇴하고, 자국 이익에 맞지 않으면 국제법보다 국내법을 앞세워 타국을 압박한다.

동맹국조차 예외는 아니다.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라고 윽박지르거나 관세 폭탄을 무차별적으로 던지는 행위는 협상이 아니라 사실상의 ‘경제적 갈취’에 가깝다.

힘없는 나라들이 느끼는 공포는 실체적이다. 미국의 달러패권은 단순한 돈을 넘어 강력한 무기로 돌변했다. 미국의 정책에 토를 다는 순간, 해당 국가는 국제금융 결제망에서 차단되어 경제적 사형선고를 받는다.

총칼을 들지 않았을 뿐, 상대의 목줄을 죄어 굴복시키는 방식은 거리의 부랑자들이 약자를 협박하는 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국제법은 강자에게는 장식품이고 약자에게는 족쇄가 되어버린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 역시 ‘깡패’라는 수식어에서 자유롭지 않다.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에서 무력을 과시하거나, 자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주권국가를 침공하는 행위는 국제질서의 근간을 뿌리째 흔든다.

이들 역시 강한 힘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며, 이에 저항하는 약소국들을 경제적 보복이나 군사적 위협으로 짓누른다. 결국 오늘날 국제사회는 ‘정의’가 아니라 ‘누가 더 큰 몽둥이를 들고 있는가’에 의해 움직인다.

약소국들 입장에서 국제정치는 거대한 깡패들의 전쟁터와 같다.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이쪽 깡패에게 붙을지, 저쪽 깡패에게 붙을지 고민하며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처지다. 찍소리 한번 못 내고 당하는 것이 일상이 된 현실 속에서 그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억울함은 국제정치학의 화려한 수사 뒤에 숨겨져 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은 뒷골목이 아니라 강대국 집무실에서 가장 극명하게 증명되고 있다.

결국 진짜 ‘깡패국가’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은 명확해진다. 국제규범을 가장 앞장서서 파괴하고, 압도적 힘을 무기로 타국의 주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며, 오직 자국 이익만을 위해 일방주의적 횡포를 부리는 나라가 바로 실질적 깡패국가다.

그 나라가 민주주의를 외치든 평화를 주장하든, 행위의 본질이 약자에 대한 억압과 탈취라면 그것은 패권이 아니라 깡패짓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제 ‘깡패국가’라는 용어를 재정의해야 한다. 규범을 어기는 소수국가뿐 아니라 규범 위에 군림하며 세계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주무르는 거대 권력의 횡포를 직시해야 한다. 힘이 곧 정의가 되는 사회는 문명사회가 아니라 야만 사회다.

진정한 국제질서의 회복은 강대국들이 스스로 깡패의 외투를 벗고, 약소국들과 대등하게 규칙을 지킬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로리더(http://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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