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완 교수]무너진 공화국, 그 파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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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6-04-01 15:08본문
<무너진 공화국, 그 파편의 기록>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국가라는 거대한 유기체가 사적인 인연과 비과학적 신념, 그리고 무책임한 침묵에 의해 얼마나 쉽게 괴사할 수 있는지를 목격했다.
가장 먼저 우리를 경악시킨 것은 권력의 사유화였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이 합리적 근거 없이 영부인 일가의 토지 근처로 갑작스럽게 변경된 사건은 국가행정망이 사적 재산 증식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영부인의 계좌가 동원되고, 수십억의 수익을 올린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이 소환조차 하지 않았던 사실은, 법치주의의 실종을 알리는 조종이었다.
명품 가방을 선물 받고도 이를 ‘조그마한 백’이라 부르며 박절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으로 치부한 오만함은 공직자의 최소한의 윤리의식마저 마비시켰다.
349억 원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장모를 향해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던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사법부를 향한 공개적 조롱이었다.
인사는 더욱 참혹했다. 전문성이 전무한 검찰 출신들을 금감원과 방통위 등 국가 요직에 무차별적으로 배치하며 ‘검찰공화국’을 완성했다.
특정 학교 인맥인 ‘충암고’ 출신들이 국방과 정보의 핵심을 장악하며 사조직처럼 운영된 결과는 결국 위헌적 비상계엄이라는 칼날로 국민을 겨누게 했다. 자녀의 학폭 전력이 명백한 인물을 국가수사본부장에 앉히려다 낙마하고, 청문회 도중 후보자가 도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도 임명을 강행하는 불통은 일상이었다.
독립기념관 등 역사적 정통성을 지켜야 할 자리에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며 국가의 뿌리를 스스로 부정하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는 ‘입틀막’으로 대변되는 물리적 폭력 앞에 무너졌다. 국회의원과 졸업생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경호권의 남용은, 주권자를 진압 대상으로 보는 권위주의의 회귀였다.
자신들의 실언을 보도한 언론사를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고 기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들으라고 전 국민에게 강요한 대목은 파렴치함의 극치였다. 수천 명의 민간인 통신자료를 무단 조회하며 디지털 사찰 국가로 퇴행했고, 방통위를 동원해 공영방송을 정권의 확성기로 만들려 획책했다.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은 뒷전이었다. 159명이 도심 한복판에서 사망한 이태원 참사에도 주무장관을 끝까지 지키며 “누구 하나 책임질 사람 없다”는 무책임으로 일관했다. 해병대원의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사단장을 구하기 위해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모는 과정은 군의 사법정의를 처참히 짓밟았다.
과학기술의 미래를 ‘카르텔’이라 매도하며 R&D 예산을 난도질해 국가경쟁력을 스스로 파괴했고,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의 119:29라는 참담한 결과는 우리 외교 시스템의 무능과 정보력 부재를 전 세계에 증명했다.
무속과 비선 실세의 그림자는 국격 추락을 가속했다. 멀쩡한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무속인의 조언이 작용했다는 의혹과 명태균이라는 인물이 공천과 국정에 개입한 정황은 대한민국을 21세기 민주국가가 아닌 비선세력이 지배하는 신권국가로 전락시켰다.
외교 현장에서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이나, 조문 취소 파동은 국제적 망신을 샀고, 일본에 대한 저자세 외교는 주권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헐값에 매각한 행위였다.
마지막 순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포한 12.3 비상계엄은 이 모든 파렴치함의 결정판이었다. 국회 점거와 선관위 침탈, 정치인 체포 명단 작성이라는 내란행위는 이 정권이 국민을 수호하는 존재가 아니라 찬탈자였음을 보여주었다.
헌법재판소 전원일치 파면 결정은 내란정권의 수많은 불법과 무능, 오만에 대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다. 우리는 이제 이 폐허 위에서 국가란 무엇이며 공직자의 책임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시금 뼈저리게 새겨야 한다.
출처 : 로리더(http://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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