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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정형근 교수님] 대한변협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절차 흠으로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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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49회 작성일 21-06-0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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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대한변협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절차 흠으로 무효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1. 문제의 제기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는 지난 5월 3일 이사회 의결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전면개정했다. 이 소식을 듣고 궁금했던 것은 '전국 3만명 변호사의 광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어떻게 이사회 의결로 가능할까'였다. 그래서 변협 법규집을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변협이 총회의 의결 사항을 이사회 의결로 최근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무효임을 확인하였다. 변협은 법무부 보고사항이 아닌 이사회 의결로 개정함으로써 국가의 감독권 행사도 무력화시켰다.

 
변협은 총회 의결을 거친 사항은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법무부장관은 그 결의가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면 취소할 수 있다(변호사법 제86조). 변협이 법무부장관 보고대상이 아닌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개정함으로 변호사의 광고 자유를 제한하는 개정안이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되는지 심사도 받지 않고 공포되었다.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의 개정절차 위법성을 살펴본다.


2. 변호사의 회칙준수의무와 회칙의 종류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와 변협의 회칙을 지켜야 한다. 회칙위반은 변호사의 징계사유가 된다. 모든 회원은 이 회의 회칙, 규칙, 규정 및 결의를 준수하여야 한다(변협 회칙 제9조 1항). 변협 회규관리규칙 제2조는 회칙, 규칙, 규정을 회규라고 정의한다. 회규관리규칙은 이들 회규의 관장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회칙'은 ① 변호사법(이하 '법') 제80조 및 제66조의 각 호에 열거한 사항, ② 법 또는 다른 법령에서 개별적으로 위임한 사항, ③ 그 밖의 이 회의 조직, 사업 및 재정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한다(회규관리규칙 제3조 1항).
변협은 법령에 의하여 위임 또는 위탁된 사무를 처리하고, 회칙에서 위임한 사항과 회칙을 시행하기 위한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변협 회칙 제57조 1항). '규칙'은 ① 법 또는 다른 법령에서 정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 ② 회칙에서 개별적으로 위임한 사항, ③ 회칙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회규관리규칙 제3조 2항).

 

변협은 회무를 처리하고, 규칙에서 위임한 사항과 규칙을 시행하기 위한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변협 회칙 제57조 2항). '규정'은 ① 이 회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준칙이 될 사항, ② 규칙에서 개별적으로 위임한 사항, ③ 규칙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회규관리규칙 제3조 3항).

 


3. 회칙·규칙·규정의 제정 및 개정절차

지방변호사회와 변협은 설립할 때 회칙을 정하여 법무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회칙을 변경할 때도 같다. 변협 회칙 제57조 3항은 "규칙은 총회의, 규정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한다"고 한다. 규칙은 총회 의결로 제정·개정한 후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장관은 그 결의가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면 취소할 수 있다. 규정은 이사회 의결로 제정·개정하고, 법무부장관 보고사항도 아니다.

 
변협은 1993년 6월 28일 '변호사업무광고규정'을 제정·시행하였다. 2000년 1월 28일 변호사법에 변호사 광고제도가 신설된 것을 보면, '변호사업무광고규정'은 법령의 위임을 받지 않고 제정된 특징이 있다. 변호사법이 광고 사항을 변협에 위임한 이후에는 '변호사업무광고규칙'이라고 변경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변협은 만연히 '규정' 형식에 맞춰 이사회 의결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공포한 과오를 범하였다.

 
변협은 변호사와 지방변호사회의 지도·감독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변호사법에 의하여 설립된 공법인으로서, 변호사법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위탁받은 사무를 수행하는 행정청의 지위도 갖기 때문에 국가의 감독을 받는다. 변협회장은 국가로부터 위탁받은 공행정사무인 '변호사등록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서 정한 공무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9다260197).

 


4. 변호사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규정'으로 제정한 경우의 개정절차

변호사법이 구체적으로 위임하는 사항은 '회칙' 또는 '규칙'으로 정해야 한다. 만약 '변호사업무광고규정'처럼 '규정' 형식으로 하였다면, 제정과 개정절차를 '회칙' 또는 '규칙'에 맞춰서 하면 적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규정'이라고 이사회 의결로 하면 변호사법과 변협 회칙, 회규관리규칙 위반이 된다.

 
헌법상 광고물도 사상·지식·정보 등을 불특정다수인에게 전파하는 것으로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는 대상이 된다(헌재 96헌바2). 한편 헌법 제15조는 직업수행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는바, 상업광고를 제한하는 입법은 직업수행의 자유도 동시에 제한하게 된다(헌재 99헌마143). 따라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변호사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규칙'에 맞는 개정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5. 변호사법상 광고사항을 위임받아 신설된 '변협 회칙' 제44조 5항

모든 회원은 광고·선전을 하거나 사무소표지를 설치할 때에는 이 회 또는 소속 지방변호사회가 규칙이나 규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변협 회칙 제44조 5항). 이 조항은 변호사법이 위임하는 범위를 초과하여 마치 변협이 광고행위 전체를 규율할 것처럼 되어 있다. 또한 구체적인 위임범위도 정하지 않고 '이 회 또는 소속 지방변호사회가 규칙이나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한다.

 
위 조항은 "(중략) 이 회 또는 소속 지방변호사회가 규칙이나 규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고 하여 광고 사항을 '규칙이나 규정'으로 정하도록 했다. 마치 '규칙' 또는 '규정' 중에서 변협이 선택하여 정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럴 수는 없다. 변협 회칙과 회규관리규칙에 따라 규칙사항은 '규칙'으로, 규정사항은 '규정'으로 정해야 한다. 따라서 광고 사항은 변협 회칙 제57조[규칙 및 규정], 회규관리규칙 제3조[규정사항], 제4조[효력]을 볼 때, '규칙'으로 먼저 정한 다음에 '규칙'에서 개별적으로 위임한 사항 또는 규칙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으로 정해야 한다.


6. 광고에 관한 '규칙'이 없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의 문제

현재 광고사항을 정한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변호사법이 위임한 구체적 내용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전부 포함되어 있다. 변호사법이 변협에 위임하는 광고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회규는 오로지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뿐이다. 따라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변호사법과 회칙에서 개별적으로 위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명칭과 무관하게 '규칙'에 해당되고 개정절차도 이에 따라야 한다. 변협이 임의로 '규칙' 또는 '규정'을 선택하여 편리하게 제정·개정함으로 회칙준수의무를 위반하고 국가의 감독을 벗어날 자유는 없다.

 

행정입법에서도 입법을 수임받은 기관이 제정절차가 까다로운 법규명령으로 제정하지 않고, 훈령의 형식으로 간편하게 제정하기도 하여 이를 방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정형근, 행정법 제9판, 112면). 대법원도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2조 제5호의 문교부장관의 '지정'은 대외적으로 일반 국민이 알 수 있고 또 일반 국민에게 구속력이 있는 '문교부령'의 형식으로 그 처분할 수 없는 시설과 설비의 범위를 지정, 공포하라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행정조직내부에 있어서의 규칙에 불과한 '훈령'이라는 형식으로 이를 지정한 것은 적법한 지정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68다2196 판결)"고 한다.

 


7. 대한변협 회규를 위반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무효

규칙의 제정 및 개폐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총회에 부의하고, 총회가 이를 의결하여 정한다(회규관리규칙 제5조 2항). 변협이 규칙에 해당되는 '변호사업무광고규정'을 개정함에 있어 '규정'이라는 이유로 권한이 없는 이사회 의결로 마친 후 공포까지 한 것은 개정절차 위반이다. 모든 회규는 (변호사)법, 회칙 또는 이 규칙에 정한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제정 또는 개정하여 공포한 것이 아니면 효력이 없다(회규관리규칙 제4조 1항). 따라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회규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개정한 것이 아니라서 효력이 없어 무효이다.

 


8. 결 론

법무부장관은 변협이 회칙을 위반하여 이사회의 의결로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무효에 해당되므로, 그 시행일 전에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 그리고 변협이 변호사법상 보고의무를 불이행하고, 개정안이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되는지 통제받지 못하도록 하여 국가의 감독권 행사를 무력화시킨 경위도 확인해야 한다.

 
변협은 개정할 권한이 없는 이사회 의결로 개정하여 공포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의 폐지를 선언해야 한다. 이제 변호사 광고는 기존의 '변호사업무광고규정'이 되살아나서 적용되게 된다. 변협은 현실과 동떨어진 각종 회규의 정비사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법령이 위임하는 사항을 '규정'형식으로 제정하여 국가의 감독권을 회피하는 관행도 근절해야 한다.

 


처 및 원본 [발언대] 대한변협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절차 흠으로 무효 (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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