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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형근 교수님 - 법조윤리협의회, 비리 감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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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2,651회 작성일 20-10-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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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추석에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다. 공직자에게 비싼 한우도 선물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종전에는 명절이 되면 떡값 명목의 금품이 오갔다. 공직자들은 평소에도 떡값을 받아 늘 명절 분위기로 지낼 수 있었다. 법조계 역시 변호사가 판검사에게 떡값을 제공하는 관행이 존재한다. 이런 악습이 김대중 정부 때 대형 법조 비리로 드러났다. 1998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소속 법관 15명이 판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떡값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건이 드러났다. 그 결과 여러 판사가 징계를 받기도 하고, 그 법원 판사 전원이 교체되기도 했다. 1999년에는 대전에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판검사에게 사건소개료를 제공해 왔던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판검사가 받은 돈은 관행적인 떡값이라는 이유로 판검사 몇 명이 사직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그 후 2006년에 법조 윤리를 확립하고 건전한 법조 풍토를 조성할 목적으로 ‘법조윤리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설치되었다.

협의회는 전관예우와 불법적인 사건수임을 적발하고 감시한다. 협의회는 판검사가 퇴임한 후 변호사 개업을 한 공직퇴임변호사의 수임자료 등을 제출받아 전관예우와 같은 위법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이런 변호사는 퇴직 후 1년 동안 자신이 근무했던 법원·검찰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 그런데 이를 위반했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다. 현행 전관예우 방지책은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눈가림에 불과하다.

변호사는 개인적 친분 또는 전관관계를 이용하여 법원이나 수사기관 등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공직자 역시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변호사는 연고관계를 선전하고, 의뢰인은 그런 변호사를 찾는다. 최근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장과의 친분을 과시해 사건을 수임한 뒤 재판장에게 휴가비를 줘야 한다며 의뢰인으로부터 큰돈을 받고, 고교 동창인 대법관에게 양복을 선물한다며 고가 상품권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금품이 전달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의뢰인은 전달된 것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협의회는 일반 변호사들보다 많은 사건을 수임한 (특정)변호사가 사건 알선료를 지급하였거나, 공무원들로부터 사건 소개를 받았는지도 조사한다. 협의회가 행정조사 차원의 조사로 실체를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와 같은 사회의 이목을 끄는 사건은 검찰 수사로 종결되고 있다. 이러니 변호사와 검사와의 유착관계에 관한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협의회는 장차관 등 고위직으로 퇴직한 공직자가 로펌에 취업하여 행하는 업무도 감시한다. 퇴직공직자가 전관의 영향력으로 위법한 특혜를 받았는지 조사한다.

협의회는 국가 사무를 처리하는 공무수탁사인으로 행정청에 해당된다. 그런데 협의회의 소속 직원은 5명에 불과하고, 법무부에서 검사 1명, 법원·대한변협에서 1명씩 파견받는다. 예산 역시 법원·법무부 및 대한변협이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운영된다. 협의회가 법조인의 비리를 감시해야 하는데, 이들 기관으로부터 인력을 파견받고 예산지원을 받는 구조로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협의회가 법조 윤리 확립과 법조 비리 감시 역할을 하는 독립기관으로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출처 및 원본 : 한국일보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010061127000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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