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정완 교수] 수사권 없는 검찰시대, ‘영장전담검사제’로 보완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종합행정실 댓글 0건 조회 45회 작성일 26-07-21 15:29본문
<수사권 없는 검찰시대, ‘영장전담검사제’로 보완해야>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거대한 사법개혁의 흐름 속에서 검찰의 수사 기능 폐지는 더 이상 낯선 주장이 아니다. 경찰이 현장수사와 사건종결을 전담하고, 검찰이 공소유지를 맡는 체제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부합하는 흐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공백은 강제수사의 남용과 이에 따른 기본권침해 우려다. 압수수색과 체포, 구속 등은 국민의 신체와 재산에 치명적 타격을 주는 강력한 국가권력의 행사다.
수사를 직접 진행하는 주체가 영장청구까지 좌지우지하게 된다면, 수사성과와 실적에 눈이 멀어 무리한 영장 발부를 남발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헌법이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취지는 수사기관의 독주를 견제하고 인권을 보호할 준사법기관의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대에는 오로지 구속 및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와 심사만을 전담하는 독립적 검사부서, 즉 ‘영장전담검사제도’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제도가 가지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완벽한 객관성과 제3자적 시각의 확보에 있다. 영장전담검사는 자신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이 없기 때문에 피의자를 구속시키거나 강제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실적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오직 경찰이 신청한 영장청구서와 증거기록만을 바탕으로 헌법적 정당성과 인권침해 여부를 냉정하게 판별하는 진짜 준사법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경찰의 독립적 사건 종결권과 수사권한을 추호도 침해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강제수사의 길목만을 정교하게 통제하는 이상적 안전장치다.
경찰 입장에서도 독립적 기관의 객관적 검증을 거쳐 영장을 발부받음으로써 표적수사나 과잉수사라는 정치적 시비에서 벗어나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는 언제나 치명적 사각지대와 단점이 뒤따르기 마련이며, 이를 촘촘하게 보완해야만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제기되는 단점은 영장전담검사가 수사현장과 단절되어 서류만 보고 기계적 판단을 내릴 위험성이다. 현장수사관의 긴박한 사정이나 범죄의 유동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정당한 수사영장을 기각하면 심각한 수사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장전담검사에게 제한적 ‘수사관 대면심사권’을 부여해야 한다. 서류상 의문이 있거나 중대한 사안의 경우, 기계적으로 영장을 기각하는 대신 담당경찰수사관을 직접 불러 수사의 필요성과 긴급성을 구두로 청취하는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는 서류 재작성 등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수사현장과 사법통제기구 간의 긴밀한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다.
또 다른 우려는 영장전담검사가 향후 공소유지, 즉 재판단계의 유죄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부실한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기소를 담당하지 않다 보니 영장발부 자체에만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소청 내부의 기소전담부서와의 디지털 실시간 연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영장전담검사가 영장을 심사하는 단계부터 기소부서가 해당 사건의 법리적 쟁점을 함께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 재판과정까지 염두에 둔 정밀한 영장심사가 가능해지며 수사와 영장, 기소가 단절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흐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경찰의 영장신청이 부당하게 기각되었을 때 이를 구제할 수단이 없다는 제도적 단점이 존재한다. 영장전담검사가 독단적이거나 편향된 태도로 영장을 막아버리면 경찰은 수사를 진행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영장전담검사의 기각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공정하고 독립적인 상급기구인 ‘영장심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경찰이 검사의 영장기각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법조계와 시민사회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신속하게 재심사를 진행하도록 장치를 마련한다면 권한의 남용을 막고 상호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영장전담검사제도는 검찰의 비대화된 수사권력을 해체하면서도 경찰수사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이고 세련된 사법통제모델이다. 현장 수사관과의 대면심사제도를 통해 현장성을 보완하고, 기소부서와의 정보공유로 유죄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영장심사위원회를 통해 불복절차까지 안전하게 마련한다면 이 제도는 현행 형사사법체계의 구멍을 완전히 메울 수 있다.
권한을 빼앗아 과거로 회귀하는 거친 방식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국민의 인권을 완벽히 보호하는 진정한 사법정의는 바로 이러한 정교한 보완장치들의 결합에서 시작될 것이다.
출처 :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49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