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해결론과 독점금지법으로 살펴본 미국과 한국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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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재원 댓글 0건 조회 2,128회 작성일 07-05-16 00:00본문
안녕하세요!
시험기간이 이제야 끝났습니다. 저는 2005년에 석사과정을 마친 보스턴 유니버시티
로스쿨에서 방문학생자격으로 이번달까지 1년을 더 공부를 했습니다. 지난 1년간
기억에 남는 한두과목에 대한 글을 남깁니다.
가을학기에는 분쟁해결에 관한 협상론을 배우면서이 세상에 협상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는 한 교수님의 말씀을 몸으로 부딛혀가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22개국에서 온 학생들, 그리고 미국 학생들과 협상실습을 계속해 가면서 각 나라 학생들의
원칙론적 입장이나 도덕론적 입장, 미국 학생들의 합리주의적(혹은 비도덕적으로 보이기
까지 하는) 입장 등등 참 이세상에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어렴픗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양보를 통해서 장기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과 단 하나의
협상을 이기기 위해서 단기간의 신뢰만을 추구하고 협상에 이긴 후에 장기간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전략 등 어느 것도 저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배움도 얻었습
니다.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보단, 모두가 옳을 수 있다는 생각과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제3의 파이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 협력을 틀을 만드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양보를 너무 빨리 해서 만장일치의 기회를 놓치고 다수결의 결과만을
얻기도 하면서 제가 좀더 버텼다면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도 있었을텐데
하는 것도 알게 되기도 했었구요. 사람이란 누구나 자기의 이해를 더 많이 추구
하기 마련이고, 일단 다수결에 의해 결정이 되고 나면, 만장일치를 위해 자기의
이해를 버리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따라서 때로는 비난을 받을 지라도
양자의 중재를 위해서 좀더 버텨서 만장일치를 추구할 필요도 있더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기간의 신뢰구축을 위해 무조건 양보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은
아니란 생각도 들게 되었구요.
월마트나 코스트코같은 대량판매 소매업자들을 견제하는 독점금지법 수업을
들으면서도 무조건 강한자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란 것을 새삼 배웠습니다.
역시 케고르의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가 잘 되게 하기 위해서비판한다는 원칙이
베어져 있더군요.
즉, 산업계의 강자가 되어서 혁신을 게을리 하는데도 외부의 규제가 가해지지 않으
면 강자가 발전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강자를 규제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강자에게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것
처럼, 강자가 계속해서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게으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독점금지법과 같은 경쟁법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후생(복지)을 위해서 독점을 하는 나쁜 기업을 규제한다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오히려 강자가 게을러지지 않고 혁신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한다는 관점은 우리나라에선 쉽게 배울 수 없었던 부분이었습니다.
IT업계의 최대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를 키운 지적재산권의 목적도 혁신을 장려
하기 위한 것이고(약자에겐 보호(복지, 성장을 위한 분배)가 필요하고), 같은 기업
이 그자리에 머물러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독점금지법으로 규제를 하여,
강자도 더욱 더 혁신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것입니다(강자에겐 규제(역시
성장을 위한 채찍질 혹은 강자를 위한 엄격한 복지후생)).
자본주의인가 사회주의인가의 이념다툼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 필요한 것을
주자는 것이 미국의 실용주의, 합리주의가 아닌가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최약자
에겐 최소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의 복지를 지원하고, 각 경쟁단계
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때에는 조금씩 어려운 경쟁을 시켜 더욱 성장을 시키고,
이미 경쟁을 위한 노력이 필요없는 최강자를 위해선 규제를 통해 게을러 지지
않고 혁신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 사회운용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한국과 다양한 학문이 공존하는 미국과의 차이는
아무래도 학문의 연구성과가 실제 사회현장에 반영이 되는가 아닌가의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심리학이 발달하고 교육심리학이 발달해
체벌이 학습에 도움이 안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 이를 받아들여 체벌을 금지
하고, 경제학이 발달되면 그 성과를 수학처럼 사회현장에 적용하는 미국에선
학제간 교류가 안된다거나 인문학의 위기란 얘기가 나오지 않으니까요.
물론 이렇게 듀이의 실용교육학이 점령하면 시나 문학과 같은 이념, 인정, 사랑
등과 같은 순수문학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결정적인 단점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진보나 따뜻한 개혁같은 지향점이 극단적인 다른 이념들과 같이 무시되어버릴
위험도 있고, 네오콘처럼 논거나 증거를 조작해서 합리주의를 이용하는 세력에
휩쓸릴 위험도 보였습니다.
어머니의 사랑같은 끊임없는 인내력과 아버지의 사랑과 같은 따끔한 이성적 규제
가 미국의 합리주의와 잘 결합되고 서로 보완될 수 있다면 냉정한 토론과 따뜻한
실천, 냉정한 경쟁규제와 따뜻한 경쟁을 위한 분배 등의 결합될 수 없을 것 같은
개념들이 잘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념을 다투기 보단 훨씬 광범한 공동이해 위에서
정책이 다른 것을 갖고 다투는 정당들이란 점과 아시아나 이슬람권, 그리고
유럽권이나 러시아와는 달리 합리주의와 실용주의가 자리잡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토론문화나 정책결정 과정 등에서 배울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문화권들이 상대적으로 이데올로기에 집착해서 절대 협상할 수 없는 원칙이
있다고 자기것만을 고집하는 단점이 있다면 미국의 다수는 모든것은 협상 할 수
있다는 실용주의라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물론 어머니의 사랑처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있으니까 거짓으로 속여서
합리주의인 것으로 하는 네오콘식의 미국일색의 주장은 완벽한 것은 아니란 생각
이 듭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추신) 웹에서 글을 읽다가 대형 소매업체에 관한 글을 읽고 법률적 참고사항을
첨부합니다.
코스트코같은 회원제 소매업계는 회원비를 받고, 대량구매를 하는 경우 할인을 해
주기 때문에 소규모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은 근처의 비교적 작은 소매업체를 이용
하게 됩니다. 다만, 월마트의 경우에는 소량구매도 허용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
니다. 다만,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등 최저가 상품만을 구매하거나 국내 납품기업에
대해선 대량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거나 판촉제품의 손해를 고객의 확대로 만회
하는 정책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친기업적인 정책을 펴기 때문에
독점금지법을 제외한 별다른 규제는 없는 편입니다.
다만, 제가 살고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경우에는 조례를 통해서 월마트가 토지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방법으로 중소규모 소매점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방자치체의 조례로 도시계획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규제방법 입니다.
반면에 독일의 경우에는 강한 경쟁법 규제를 통해서 소규모 소매점을 적극적으로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 소매점의 영업시간이 저녁 이른시간에 끝나는 이유
이기도 합니다. 즉, 6시 퇴근시간에 맞춰서 영업이 끝나게 하거나 휴일에 영업을
못하게 하면 대형 소매점이나 백화점들 역시 근처 주민들밖에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소규모 서점이나 소매점들도 근처 주민들을 상대로 충분히 영업을
할 수가 있게 됩니다. 유럽 역시 영업시간 규제가 저녁 8시 등으로 늦춰지고 있는
형편이긴 합니다.
이처럼 대륙의 법제와 미국의 법제는 각자의 문화권과 연결을 가지고 발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선 어느 것도 절대로 지켜야 할 원칙이라기 보단 선택이
가능한 정책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 보수의 입장은 보다 가치
지향적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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