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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용어의 혼동과 잘못된 상식 파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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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재원 댓글 0건 조회 1,289회 작성일 08-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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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셔요!
국내정치도 그렇지만 국제정치나 외교도 그런 오해의 소지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디 디 마이어라는 빌 클린턴 정부의 참모가 책을 냈는데, 80만명이 학살된 르완다
사태 때 백악관은 학살이란 표현을 쓸 수 없어서 외교적으로 학살의 행동이란 단수로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외국의 행동에 함부러 간섭할 수 없어서 그랬다는 건데 그런
발표를 했던 자기가 참 부끄럽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평화를 위해서 러일
전쟁의 강화를 중재하면서 한국과 필리핀의 분할점거를 약속하게 됩니다. 전쟁을 중재
한 행위는 평화적인 것인데 그 한쪽에서 피해를 입은 우리의 입장에선 좋은 얘길 듣질
못할 것입니다.(이하 미국과 관련된 것은 앙드레 모로아의 미국사에서 인용합니다.)

다음으로, 3.1운동을 언급할 때 나오는 교수출신인 미국의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나 이상주의인 자유주의(좌파 자유주의)만 해도 딱 떨어질만한 평가가 쉽지는 않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참전하지 않는 대신 유럽에 군비를 지원하고, 다시 독일이
배상금을 물어야 할 때, 그 배상금을 빌려주어, 오늘날 달러가 국제통화로 발돋음하는
고리를 만들었습니다. 독일과 유럽에서 모두 이자를 받으면서 국제금융시장을 만든
것이지요.

그런데, 세계평화를 위해 국제연맹안을 만들어 적극 이끌었던 윌슨 대통령은 정작 미국
시민들에겐 인기를 잃어 국제연맹안이 미국에서 부결되게 됩니다. 시민들의 동의없이
미국 군대가 자동으로 전쟁에 참여하게 된 규정이 문제가 된 것이었지요.

국제연맹이 만들어지면, 세계의 국경선은 그대로 고정되고, 어느 누구든 국경선을 침입
하면, 국제연맹의 가맹국들이 자동으로 참전하여 전쟁을 방지하겠다는 이상주의적인
평화안이었습니다. 세계평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참 이상적이고, 실리나 이득만을 추구
하는 보수주의 혹은 현실주의에 비해 좌파적인 자유주의이긴 하지만, 당시 일본의 식민
지였던 한국의 입장에선 반길 수가 없는 안입니다. 국경선이 고정되면, 식민지인 한국은
독립전쟁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정치라는 것이 한쪽에서 보면 정의로운 것이, 강자이든 약자이든 사회구성원 하나하나의
입장이 되면 불공평한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박사님이 장점만 보는 관점도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전공인 법학에서 보면, 자유/평등/권리/의무라는 개념은 서로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고, 도무지 잘 조화될 수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유와 권리를 연결짓고
다시 평등과 의무를 연결지어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행사할 지는 자유라서 약자 혹은 타인을 배려해서 양보하거나 자율적인
권리자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의무는 평등이라서 그 누구도 의무를 회피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현실주의를 우파 보수주의라고 하고, 시장 경제 자유주의를 좌파라고 하고,
자유주의라고 칭합니다. 한국에서 흔히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중에는 뉴욕타임즈
컬럼니스트인 토마스 프리드만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서 인용되는 시카고
학파의 신경제학을 혼동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죄수의 딜레마 등으로 인용되는
수학자의 게임이론에서 파생된 신경제학 이론으로, 남미의 한 국가에서 대통령이
시카고 대학유학을 거쳐 도입한 신경제학 이론으로 경제가 파탄되면서 신자유주의라고
잘못 불리게 된 것입니다.

국제정치학이나 미국의 네오콘 등으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혹은 신보수주의는 죠셉
나이 교수의 정의에 따라서, 과거 보수주의나 신현실주의를 이끌었던 군사적 힘이나
경제적 힘이 아니라 문화적 힘(법제도, 헐리웃이나 미국의 음악 등 문화에 의한 세계
경찰 국가역할)으로 세계의 다른 나라가 나쁜 짓을 못하게 미국이 통제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최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 학파들의 이론을 대거 가르치
면서, 심지어 행정 고시 준비 목적으로도 많이 가르치는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신경제학
이론이 인기있는 이론이 되었고, 따라서 이것을 신자유주의라고 잘못 부르게 된 것입
니다. 케인즈나 고전경제학과는 달리 게임이론에 근거해서 경제주체가 모두 이기적인
행동을 할 경우를 가정하고, 국가가 경찰국가가 나쁜 행위를 하는자를 규제해야만 공정
한 경쟁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암튼 국제정치학 혹은 외교학에서 말하는 신자유주의는 바로 국제연맹안을 창안하고
이끌었던 미국의 윌슨 대통령의 자유주의(좌파 이상주의)에서 문화를 교류함으로써
세계가 협력할 수 있다는 이상주의에서 "문화"라는 요소만 빼왔다고 해서 신자유주의
라고 붙여진 것이긴 하지만 실체는 윌슨 대통령의 반대쪽 입장인 미국이 국제경찰
역할을 해야한다는 현실주의, 보수주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네오콘 즉 신보수주의
라는 애칭을 가지게 됩니다. 이처럼 한사람의 외국 정치인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참 큰것 같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겠지요.

참고로, 한국은 일본식으로 번역된 유럽사상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사회주의 혹은 공동
체 책임주의를 좌파라고 하고, 미국의 경제학에 따르는 시장자유주의를 우파라고 생각
하지만, 미국에서는 시장 자유주의를 좌파, 도덕주의, 종교주의, 그리고 주의 권리,
개인주의 혹은 개인책임 주의를 중요시 하는 현실주의를 우파, 보수주의라고 합니다.
사회주의나 민족주의 등은 급진파라고 분류되지요. 용어의 혼동이 많은 오해를 낳고
있는 것이지요. 언론기사나 식사자리에서의 상식얘기만 듣고, 별도로 원전을 찾아서
평생 공부를 별도로 하지 않으면 잘못된 상식에 사로잡혀 살게 될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50년, 100년이 지나도 잘못된 상식이 절대로 바뀌어 지지 않는 예를 하나
들어 볼께요. 오전 11시 59분 다음엔 몇시 몇분이 되나요? 한국이나 일본은 오전 12시
1분 등으로 진행이 되겠지요. 그래서 영어로 표시할 때도, 11:59 AM 12:00 AM 이렇게
쓰지요. 일본과 한국만요. 외국은 11:59 AM 12:00 PM이 됩니다. 정오가 지났으니
오후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유학생이 영어로 시간을 표시할 때 흔히 범하는 오류이
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중엔 선생님한테 배워서 그대로 따라하는
제자가, 다시 선생이 되어서 100년이 넘어도 원래의 사실과는 다른 잘못된 상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제자를 기르기 때문에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알아낼 수 없는 진실
들이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잘못된 상식을 파괴해가야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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